
말하고 싶지만, 말하기 힘든
특별히 이 영화를 봐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본 영화는 아니다. 저녁에 잠도 오지 않고 무료하던 차에 이것저것 뒤적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리트니 머피(Brittany Murphy)가 나온다고 하길래 보기 시작했던 영화다(브리트니 머피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게 너무 서글프다). 재미없으면 보다가 말 작정으로 보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밤을 꼬박 새워서 봐버렸다. 때로는 이렇게 별 생각없이 본 영화 중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영화를 건지곤 하는데,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영화 중의 하나였다.
요즘은 대중들이 감각적이고 비주얼적인 것에 많이 노출이 되어 있어서, 정통 스릴러 형식의 영화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스토리를 쫒아가다보면 관객들은 금새 지루해하고, 비주얼을 쫒아가다보면 알맹이는 빠진 채 외형적인 것만 보여주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스릴러라는 장르는 관객이 스토리를 따라가며 퍼즐을 맞추듯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미나 아니면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감과 반전이 주는 재미가 남다른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스릴러라는 장르가 쫒아가야 할 공식을 아주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미국 최고의 추리 소설에 주어지는 에드가 상을 수상한 작가 앤드류 클라반(Andrew Klavan)의 동명 소설이 영화의 원작으로서 스토리 구성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본다. 영화는 1991년 뉴욕, 여섯 명의 범죄자가 은행에 침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천만 달러짜리 레드 다이아몬드. 120초라는 주어진 시간 안에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은 마치 범행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게 생동감있게 그려진다. 리더인 패트릭(Patrick Koster, Sean Bean분)은 도망치던 중 공범자 버로우가 다이아몬드를 바꿔치기 한 사실을 알게 되고, 그로부터 10년 후 추수감사절을 앞둔 하루 전 날 이들이 뉴욕에 다시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탄력을 받는다. ![]()
주인공인 심리학자 나단(Dr. Nathan R. Conrad, Michael Douglas분)이 납치된 자신의 딸 제시(Jessie Conrad, Skye McCole Bartusiak분)를 구하기 위해 유괴범들로부터 자신이 심리상담을 맡은 엘리자베스(Elisabeth Burrows, Brittany Murphy분)에게서 24시간 안에 여섯 자리 숫자를 알아내라는 협박을 받는다는 설정이나 유괴범들이 주인공 가족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는 설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스릴감을 주고 앞으로 벌어질 나단과 유괴범들, 그리고 나단과 엘리자베스의 심리싸움에 몰입하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스릴러의 정형적인 스토리가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독이 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스토리 진행은 정교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색다르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가 없다. 할리우드 고전 스릴러의 공식을 너무나 잘 따라가서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7, 80년대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전적으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한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10년 동안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리는 브리트니 머피의 캐릭터를 제외한, 마이클 더글라스, 마이클 더글라스의 부인으로 나온 팜케 얀센(Famke Janssen as Agatha "Aggie" Conrad), 그리고 동료 의사로 나온 올리버 플랫(Oliver Platt as Dr. Louis Sachs)의 캐릭터는 이미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 듯, 너무 밋밋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항상 뒷북을 치는 형사들도.
영화는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형편없는 영화도 아니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스릴러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가족의 소중함과 권선징악적인 주제와 같은 고전적인 이야기가 아닌 색다른 것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다소 지루하고 실망스러운 영화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전적 스타일의 스릴러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시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감 독 Gary Fleder
출 연 Michael Douglas (Dr. Nathan R. Conrad) Sean Bean (Patrick Koster) Brittany Murphy (Elisabeth Burrows)
Skye McCole Bartusiak (Jessie Conrad) Jennifer Esposito (Detective Sandra Cassidy)
Famke Janssen (Aggie Conrad) Oliver Platt (Dr. Louis Sachs)
원 작 Andrew Klavan 각 본 Anthony Peckham Patrick Smith Kelly 제 작 Anne Kopelson Arnold Kopelson Arnon Milchan
촬 영 Amir M. Mokri 편 집 Armen Minasian William Steinkamp
음 악 Mark Isham Graeme Revell 미 술 Nelson Coates 의 상 Ellen Mirojnick
제작사 Regency Enterprises Village Roadshow Pictures NPV Entertainment Kopelson Entertainment
New Regency Further Films Epsilon Motion Pictures 배급사 20th Century Fox 상영시간 112min
강추 고전적 스타일의 스릴러를 원하시는 분들
비추 강한 액션이나 비주얼을 원하시는 분
주관적 평점 ★★★☆
(2012.4.1. 새벽1시/집/드림엑스) -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ml:namespace prefix = o />-ml:namespace prefix =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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