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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08일
![]() 영화 "아이 로봇"은 이미 '크로우'나 '다크 시티'등을 통하여 독특한 비주얼을 구사하였던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3번째 메이저 장편영화다. 이전 그의 작품들에 비한다면 화면이 많이 밝아진 듯 하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거의 비슷할 정도로 우울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 이 영화는 공상과학 소설의 전설적인 작가 아이작 아시모포의 로봇 3원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제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제2원칙 '로봇은 1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간의 모든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로봇은 위1,2원칙을 위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3가지 원칙은 이 영화를 이해하는 가장 큰 단서이자 실마리로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영화는 최첨단 개인용 로봇 NS-5를 발명한 알프레드 래닝(제임스 크롬웰) 박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에서 시작한다. 시카고 경찰 스프너(윌 스미스)는 래닝박사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스프너가 래닝 박사를 살해한 용의자로 의심한 인물은 바로 래닝박사의 연구실에 숨어있던 NS-5 로봇 '서니'다. 여기서부터 사건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한다. 언제나 경쾌하고 유머스러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윌 스미스는 이번 영화에서는 매일 밤 악몽을 꾸며 로봇을 믿지 않고 아날로그를 신봉하는 시니컬한 모습을 연기하여 연기적 변신을 꾀하고 있다. 스프너 형사가 보여주는 이런 행동들을 영화가 대충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예측이 가능하게 한다. 감독은 영화의 내용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보려 했지만 볼거리에 치중한 나머지 그와 반대로 주인공들의 내면심리 묘사는 힘을 잃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윌 스미스의 한쪽 팔이 사고로 로봇팔로 대체되었다는 설정과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는 설정은 주인공의 감추어진 내면세계와 인간과 기계의 이중적인 캐릭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빠진 듯한 느낌이며 주인공이 로봇을 혐오하는 이유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한 것 같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인공지능인 비키가 로봇3원칙을 이유로 로봇들의 반란을 일으키는 부분이나 서니가 래닝박사를 살해한 것이라는 설정은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한 내용이었는데, 이런 내용보다는 로봇3원칙으로 인해 로봇이 반란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그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부족으로 인한 극적인 긴장감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비주얼한 면에 있어서는 아우디의 컨셉터카가 보여주는 영상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만 대부분의 영상들은 이미 우리가 다른 공상과학 영화들을 통하여 어느정도 익숙한 것들이어서인지 새롭게 느껴지는 영상이나 관객들의 시선을 끌만한 장면들은 눈에 많이 띄지 않는다.비주얼한 부분을 컴퓨터그래픽에만 너무 의존한 것이 아니지 모르겠다. 이런 영화를 볼때마다 리들리 스코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자꾸 비교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비주얼한 이미지도 주인공들의 뚜렷한 메시지가 녹아들어가지 않는다면 아무리 자본을 많이 투자한 특수효과라도 단순한 눈요기거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같다. 로봇에 관한 많은 영화들이 로봇과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나 질문의 무게에 비해 만족할 만한 영화가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영화 "아이 로봇"도 조금은 어딘지 모르게 그러한 질문에 대한 감독의 이해나 고민이 비주얼에 대한 집착으로 많이 퇴색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200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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