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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26일
![]() 로봇은 진화를 하고, 인간은 퇴화를 하다. 남자 아이들에게 있어 로봇 장난감은 여자 아이들에게 있어 바비 인형과 같은 존재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때 그 시절을 잊지 못해 로봇 피규어 등을 모으는 어른들도 있다. 바비 인형처럼 사람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닌데도, 로봇이 아직도 남자 아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만화나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이 인간처럼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적의 힘을 가진 로봇을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거기서 희열이나 행복감을 느낀다고 본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을 로봇이라는 것을 통해 상상속에서 이루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어린 시절 로봇을 소재로 한 만화는 언제나 인기 1순위였다. 당시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대부분의 애니메이션들이 전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나중에 알고서는 조금 씁쓸해 하기도 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2차원적인 애니메이션을 마치 실사처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면 어떻까? 예전에는 배우들이 로봇 복장을 하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젠 그런 상상이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특수효과를 통해 스크린에 그대로 구현이 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쥬라기 공원’을 보고 마치 공룡이 살아있는 것처럼 착각을 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는데, 트랜스포머가 처음 개봉되었을때도 기계들의 움직임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있었다. 이제 그 영화가 속편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트랜스포머 1편은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디비디로 봤다. 로봇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씬을 작은 화면으로 보는 안타까움이 있어서, 2편이 개봉된다는 소식에 이번에는 꼭 극장에서 보기로 벼르고 있었다. 6월 마지막 주 저녁 10시 5분 메가박스. 그 시간에도 극장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당연히 전석 매진이었다. 가족, 연인 단위로 많이 온 것 같았다. ![]() 속편이니 1편의 스토리를 모르며 영화를 보는데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염려는 전혀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1편 스토리를 몰라도 2편을 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대학에 진학한 샘(샤이어 라보프)은, 우연하게 옷 안에 있던 큐브 조각이 흘러나오는 바람에, 트랜스포머에 관한 모든 것을 자신의의 머리에 담게 된다. 이를 알아차린 디셉티콘들은 샘을 찾아 나선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오토봇, 옵티머스 프라임, 샘 등은 다시 동분서주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감독도 이런 점을 인식해서인지 전편에 비해 많은 로봇을 등장시키지만, 기본 스토리 자체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스토리 자체가 가지는 극적인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관객들은 그저 감독이 보여주는 액션씬에만 의존해야 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게 된다. 물론 감독이 선사하는 액션씬을 보러온 것이 맞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편하다. 요란한 볼거리, 하지만…… 감독이 작정하고 만든 볼거리는 사람의 혼을 빼놓을 만했다. 스케일이나 전투씬은 확실히 전편보다 뛰어나다. 이 정도의 액션씬을 찍을 수 있다는 자체가 경이로울 뿐이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숲에서 1:3으로 싸우는 액션씬, 피라미드에서 액션씬 등 매 장면 장면마다 컴퓨터 그래픽이 보여주는 정교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스크린은 압권이었다. 하지만 영화라는 것이 볼거리로만 다 채워질 수는 없다. 이 영화에서는 계속되는 폭력, 특히 로봇 사이에서 계속되는 폭력은 우리가 익히 보아온 컴퓨터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무감각해진다. 사람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나 끔찍함 대신 그저 장난감이 치고 받고 하는 것 정도로만 느껴진다. 전투씬에서 나는 완전히 타자(他者)가 되고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없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인간을 등장시켰지만, 영화 내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남녀 주인공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전편에 비해 사람도 많이 나온다. 샘의 부모들과 샘의 룸 메이트, 그리고 전편에 등장했던 에이전트 시몬스(존 터투로). 이들은 좌충우돌하며 코메디를 한다. 폭력씬에서 간간이 등장하는 잔잔한 웃음은 긴장을 이완시키고 다음 액션씬을 준비하게 한다고 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는 오버하는 연기는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오점은 메간 폭스다. 모바일 광고 찍는 것도 아닌데 왠 에스 라인과 붉은 입술을 그리도 강조하는지. 극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 마이클 베이 감독이 스크린에 잘 담는 장면이 있다. 오우삼이 비둘기와 느린 화면을 선호하듯이, 마이클 베이는 등장 인물들이 일렬로 서서 걸어오는 장면이나 미국적인 분위기(성조기 등)가 물씬 풍기는 장면 등을 느린 화면으로 잡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것같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러한 장면들은 이미 그가 연출한 나쁜 녀석들, 더 록, 진주만, 아마겟돈에서도 볼 수 있다. 감독은 영화의 장면을 통해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언어로 계속 구사되어진다면, 그 사람의 영화를 보는 사람은 똑같은 소설책을 두 번 읽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마초적인 냄새가 팍팍나는 장면들과 내리막길을 걷는 미국이 예전의 강대국으로서의 모습을 꿈꾸는 듯한 미국우월주의적인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미지의 과잉 사용은 그냥 보아 넘기기에는 뭔가 자꾸 걸리는 듯하다. 그리고 제작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참여해서인지 그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 등이 눈에 들어온다.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개인적으로는 그렘린, 미이라, 마이너리티 리포트, 터미네이터 3, 스피시즈 등등 끝나지 않은 시리즈 3편을 예견하는 듯한 마지막 장면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3편도 별반 내용이 없이 전투씬으로 일관한다면 터미네이터 3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전편에 비해 로봇들의 감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로봇들의 동작을 아주 세세하게 묘사한 부분 등은 극찬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로봇이라는 것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전무후무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이런 흐름으로 다음 편을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한껏 높아진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로봇을 등장시키고 더 강한 액션을 강조하여야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분명 관객들은 식상하게 된다. 가장 단적인 예가 배트맨 시리즈와 슈퍼맨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에 만들어진 다크나이트나 슈퍼맨 리턴즈는 새로운 시도를 엿보게 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시리즈물을 예고하였다. 새로운 트랜스포머를 기대해본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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