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07일
박물관이 살아있다 2 (Night At The Museum 2: Battle Of The Smithsonian, 2009)
 

박물관은 살아났지만, 캐릭터들은 인형이 되고 만


요즘은 아이들 때문에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가족용 영화를 자주 보게 된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2’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막바로 집근처 CGV로 갔다. 극장은 가족 단위의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이 영화의 손님은 전부 가족 단위였다. 모두들 손에 손에 팝콘과 음료수를 들고 밝은 표정으로 극장을 들어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좋다. 불이 꺼지고 지루한 광고가 지나갔다. 20세기 폭스사의 로고는 언제 봐도 가슴 설렌다. 자리 깊숙이 엉덩이를 밀어 넣고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갈 준비를 한다.

영화는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야간 경비원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래리(벤 스틸러)를 비추면서 시작한다. 오래만에 박물관에 들른 래리는 박물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불필요해진 전시물은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래리는 카우보이 제레디아(오웬 윌슨)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다급한 전화를 받고,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향한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는 아크멘라 석판을 노리는 이집트 파라오, 카문라(행크 아자리아, 생각하는 사람과 링컨 역도 맡았다)가 있었다. 카문라는 알 카포네(존 버탈), 나폴레옹(알랭 샤바), 폭군 이반(크리스토퍼 게스트) 등을 끌여 들여 어둠의 전사들을 깨우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석판의 암호를 풀어야 하는데, 제레디아를 인질로 래리에게 1시간 안에 석판의 암호를 풀어올 것을 요구한다. 래리는 여성최초로 대서양을 비행횡단했던 아멜리아 에어하트(에이미 아담스)와 옛 박물관 전시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좌충우돌한다. 결과는?

대부분의 가족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의 결말도 뻔하다. 하지만 단순한 스토리라도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영화는 색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모처럼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나의 바램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이 영화의 유치찬란함(?)이란. 아무리 가족 영화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 한 것 같다. 첫째 딸아이는 1시간 정도지나자 “아빠 지금 몇 시예요?”를 연발한다. 아이 눈에도 영화가 지루한 모양이다.

기존의 1편에 등장했던 캐릭터들 이외에 2편에는 해저 2만리의 거대 문어, 세계 최초의 여성 파일럿 아멜리아 에어하트, 이집트의 파라오 카문라, 나폴레옹, 폭군 이반, 알카포네, 큐피트,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유명한 사진(아이젠스태드가 촬영한 VJ Day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마치 4, 50년대 흑백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듯하다)과 회화, 팝아트(언뜻 리히텐쉬타인의 작품도 보인다), 아인슈타인 인형, 최초의 우주 비행 원숭이 에이블, 링컨 기념비의 동상,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 세스미스트리트의 엘모, 루즈벨트(로빈 윌리엄스)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전부다.

출처 http://www.archives.gov/research/ww2/photos/images/ww2-197.jpg

카문라와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과도한 오버 연기, 여기에 비해 너무나 무표정하고 무미건조한 알카포네와 폭군 이반, 무슨 캐릭터인지 이해가 안가는 제레디아와 옥타비아누스(스티브 쿠건). 이해가 안가는 건 아멜리아와 래리의 애정관계도 마찬가지다. 박물관 인형들이 살아난다는 영화 스토리와 달리 캐릭터들은 인형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특수효과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1편에 비해 많은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특수효과는 없다. 어둠의 전사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 ‘미이라’ 시리즈의 한 장면을 기대했건만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는 수준이다. 아이들과 같이 온 어른들의 연령대를 배려한 것인지 영화에는 7, 80년대의 팝송이 많이 등장하는데, 비지스의 More Than a Woman과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을 부르는 큐피트는 귀엽고 앙증맞다기 보다는 오히려 엽기적으로 느껴진다.

어릴적 누구나 한 번쯤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라는 상상을 스크린으로 옮긴 설정 자체가 흥미로운 영화였다.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측면은 있지만, 많은 캐릭터를 소화하기위해 편을 갈라 대결 구도로 일관한 것은 이 영화를 맥없게 만들어 버리지 않았나 한다.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를 주지 못하고 이야기는 밋밋해져 버렸다. 1편의 흥행을 등에 업고 만들어진 영화여서 많은 기대를 했지만, 한마디로 아동용 TV 드라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불이 켜진 스크린을 등뒤로 하고 극장을 나서는 가족들의 얼굴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나만의 생각인가? 아이들은 공주 스티커 사러 가자고 보챈다.


감 독 Shawn Levy 각 본 Robert Ben Garant & Thomas Lennon
Robert Ben Garant (characters) & Thomas Lennon (characters)
출 연 Ben Stiller ... Larry Daley Amy Adams ... Amelia Earhart
Hank Azaria ... Kahmunrah / The Thinker / Abe Lincoln
Owen Wilson ... Jedediah Smith Robin Williams ... Teddy Roosevelt
Christopher Guest ... Ivan the Terrible Alain Chabat ... Napoleon Bonaparte
Steve Coogan ... Octavius Jon Bernthal ... Al Capone Bill Hader ... General George Armstrong Custer
제 작 Michael Barnathan .... producer Chris Columbus .... producer
Thomas M. Hammel .... executive producer Shawn Levy .... producer 
Josh McLaglen .... executive producer Mark Radcliffe .... producer Ellen Somers .... associate producer
음 악 Alan Silvestri 촬 영 John Schwartzman 편 집 Dean Zimmerman & Don Zimmerman
캐스팅 Donna Isaacson  미 술 Claude Pare Art Direction by Michael Diner Anthony Dunne
Helen Jarvis (supervising art director) Set Decoration by Lin MacDonald Grant Van Der Slagt
의 상 Marlene Stewart 상영시간 104min
by 여행 | 2009/06/07 11:53 | 영화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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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기묘한 블로그 at 2009/06/21 03:30

제목 : 다시 한번 박물관이 깨어난다, 박물관은 살아있다2(..
박물관은 살아있다2 (영화 상세정보는 하단부에 있습니다. 리뷰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2. 작년에 개봉했던 박물관은 살아있다에 이어 다시 한번 돌아왔습니다. 지난 1편에서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야간경비원이었던 래리. 그는 공구회사의 사장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둔 CEO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성공은 래리에게 부와 명예를 가져와주긴 했지만,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했죠. 어느 날, 뉴욕 자연사박물관이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고, 그 곳에......more

Commented by 레이 at 2009/06/09 21:16
오- 1편은 극장에서 차선책으로 골랐던 영화였지만 정말 즐겁게 보고 웃으며 나왔었는데.. 정말 '없는놈이 없다' 라는 카피처럼 너무 많이 등장해주시네요..-_-ㅋ
Commented by 여행 at 2009/06/10 00:34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조금은 산만한 느낌이었습니다^^
Commented by 아행행 at 2009/06/20 11:39
하트 엉덩이 존나매력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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