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22일
비디오테이프, 아날로그의 향수
디비디가 보급되면서 모아둔 비디오테이프 수백 장을 처분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다^^;; 디비디도 지금 한물 가는 세상에. 나의 생각이 짧았던 선택이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마타도르', 두상마키에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등의 영화들을 아무 생각없이 그냥 다 처분하고. 디비디로 출시될 줄 알았는데 출시 안 되는 것도 많다. 초창기 모아둔 것들이랑 추억이 어린 것들만 집에 모셔두었다.
고전영화를 시네마떼크에서 시리즈로 출시한 것들이다. 당시 셀쓰루로 판매된 것들로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이제는 디비디로 전부 출시가 된 작품들이다. 디비디는 스펙트럼에서 출시되었는데, 스펙트럼도 태원으로 넘어가고. 이제는 외국 메이저 회사도 철수하고 블루레이로 매체가 바뀌었지만 국내 디비디 시장은 거의 고사상태다. 그런걸 보면 기술의 발전이 꼭 사람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시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제는 전부 다운을 받아서 들으니 매체라는 것이 필요가 없어졌다. 제레미 리프킨의 말처럼 '소유의 종말'이 온건가.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 김기영 감독의 '육식동물', '바보사냥'은 아직 디비디로 출시가 안 된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디비디 도매상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한때 디비디 도매상을 성지순례처럼 돌아다닌 적이 있다. 당시 한창 비디오가 보급되면서 컬트 영화니 예술 영화니 하면서 난리였다^^ 동네방네 비디오대여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때다.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들 생활모습을 많이도 변화시키는 것 같다. 물론 거기에 따라 우리들의 추억도 생겨나고.

후 샤오시엔 감독의 '비정성시'도 아직 디비디로 출시되지 않았다. 디비디 도매상에서 이 작품을 보고는 쾌재를 부른 기억이 난다. 대부는 셀쓰루로 판매된 것을 구입한 건데. 아주 맵시있게 잘 빠진 타이틀이었다. 당시에 큰 마음먹고 산 것들이다. 제일 오른쪽 비디오테이프는 20대 마지막 생일 날 후배가 내가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복사해서 선물해준 거다. 자기 일어 선생님이 원본 비디오테이프를 많이 가지고 있다며 그때 내가 좋아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반딧불의 묘'를 녹화해서 선물한 거다. 그 친구는 취직 이후로 거의 보지 못했다. 잘 살고 있겠지.^^
by 여행 | 2009/02/22 19:42 | 지름신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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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ocus at 2009/02/25 14:43
모든지 처분하는건 후회를 만들더라고요..^^
Commented by 여행 at 2009/02/26 07:36
맞아요. 일단 처분하고 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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